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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328*23:09 
memo. 대불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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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p 사실, 소설을 시작할 때 나는 매우 감정적인 상태다. 엄청난 소재를 발견했다는 착각에 흥분해 있다. 하지만 감정과 소재가 문쳐진 덩어리를 자르고 다듬는 과정에서 내가 진짜 다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주하게 된다. 질문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쓰려 했던가. 무엇을 써야하는가. 그에 답하며 더듬더듬 걸어나가다보면 어느 실루엣이 조금씩 보인다. 결국 소설은 언제나 의도와 다른 작품이 된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완성하고 나면 작품이 처음 쥐고 있었던 감정과 소재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지를 확인해보곤 한다. 안심하기 위해서다. 시작할 때의 마음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당시 목도한 어떤 상황에 대한 나의 감정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내가 소설을 썼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28p "그래서 내가 더는 친구를 사귀지 못한 거잖니." 사실이었다. 엄마는 다른 친구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적이 없다. 엄마의 우정은 보애 이모가 다 가져갔다. 그러니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유일하다는 건 계속 기억한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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