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 기적 소리가 길게 울렸다.
부쿠레슈티 역. 오스만으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열차가 출발을 앞두고 있었다. 거대한 풍채를 자랑하는 기차에서 두 번째 기적이 울릴 때, 닫히지 않은 문으로 누군가 뛰어들었다. 오, 실례합니다. 문을 닫으려다 그를 마주친 검표원은 모자챙을 잡고 예의 바른 사과를 건넸다. 괜찮으신가요? 상대는 대답이 없었다. 손님? 손님에게 폐를 끼칠 뻔했다는 곤란함도 잠시, 검표원은 거듭된 부름에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손님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짐가방 하나 없는 가벼운, 어떻게 보면 초라한 몰골이었다. 고급스러운 침대칸이 딸린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대개 커다란 짐가방을 직원에게 여럿 안겨주는 편인데 말이다. 게다가… 돌이켜보니 열차는 이미 만석이다. 관광 회사의 주력 노선인 이 오리엔트 특급은 제아무리 내로라하는 사람이 달려와도 출발 직전에 자리를 구할 순 없었다. 경찰서장이나 한 도시의 시장쯤 되는 사람이 달려오더라도 마찬가지다. 케이프에 달린 후드를 깊게 눌러 쓴 그에게 검표원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손님, 표와 여권을 확인하겠습니다. 열차를 착각한 손님이라면 어서 돌려보내야 했다. 직업적 사명감이 차오른 검표원은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시르케지, 한 명.”
표도, 여권도 꺼내지 않은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완전히 벗지 않은 후드의 아래로 그의 눈이 번뜩였다. 검표원은 그 눈을 똑똑히 바라볼 수 있었다. 후드에 얼굴 절반이 가려 그림자가 졌음에도 그 눈에서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 그건 아주 붉은색의….“객실로 안내해.”
검표원이 공손히 손을 내밀었다. 저를 따라오세요, 외투를 들어 드릴까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그 손을 물렸다. 두 사람이 발걸음을 옮김과 동시에 열차가 출발했다. 철로와 바퀴가 맞부딪히는 소음에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옆의 검표원뿐이었다. 침대칸의 특실 앞에서 문을 열기 전 그가 검표원에게 물었다.
“이 객실을 쓰는 사람은 몇 명이라고?”
“한 명입니다.”
“이름은?”
그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이 자리에서 자기 이름을 말하라 해도 이보다 자연스러울 수는 없을 것이다. 검표원은 생각했다. 이는 자명한 명제.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고,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그리고 당신의 이름은,
“루마니아의 엘리사베타 님입니다.”